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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이야기/고대~조선(인물과주제)

창경궁의 사건 사고

by 푸름이j 2023.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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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의 창경궁 이야기

 

 

창경원으로의 변화

창경원은 1909년부터 1983년까지 서울 창경궁의 일부를 동물원과 놀이동산으로 개방한 곳이었습니다. 창경원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경제발전기 등 다양한 시대를 거치면서 많은 변화와 사건을 겪었습니다.

 

 창경원시절의 사건사고

 

표범 피습 사건

1979년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중인 193510월의 일이라고 한다. 요시가와(吉川)라는 일본인 사육사가 아무르표범 우리를 청소하고 있었는데, 닫힌 줄 알았던 내실 문이 열려 있었다. 살그머니 기어나온 표범이 사육사를 정면에서 덮쳤고, 한데 엉킨 사육사와 표범은 한덩어리가 되어 우리에서 굴러나왔다.

이때 마침 동물원 경비를 맡고 있던 일본군 헌병 장교가 지나가다가 현장을 발견하고 군도를 뽑아 표범을 찔러 사육사를 구했고, 얼굴이 상처투성이가 되고 코와 귀를 잃은 사육사는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용감히 싸웠다 해서 훈장도 받았으나 창경원은 그만두고 일본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한편 표범은 몸에 칼을 꽂은 채 내실로 도망쳤고, 누구도 칼 맞은 표범이 있는 내실에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으므로 헌병 장교는 빈 칼집만 차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표범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보름이 지나자 표범은 멀쩡하게 내실 밖으로 걸어나왔고, 군도는 후에 녹슨 채로 내실 구석에서 굴러다니는 것을 꺼냈다고 한다.

 

반달곰 사건

19561113일 사육사 윤봉우 씨가 곰 사육사에서 아침 청소를 하던 중 반달곰에게 엉덩이를 물어 뜯겼다. 반달곰이 관광객들이 가져온 음식 냄새를 맡고 청소를 하기 위해 열어놓은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걸 보고 윤씨가 다급히 문을 닫자 화가 난 반달곰이 깔아뭉개고 엉덩이를 물어뜯은 것. 당시 경비를 위해 나와있던 육군 헌병이 권총 3발을 발사, 반달곰은 사살되었고 윤씨는 목숨을 구했다.

 

녹두 사건

1961930일 동양 철학을 연구한다는 백영주 씨가 창경원에 들어와 사슴 한마리의 목을 잘라갔다. 외팔잡이인 백씨는 동양 철학에 관한 책을 읽다가 사슴을 활로 죽인 다음 녹두(鹿頭, 사슴의 머리)를 잘라서 백일 동안 먹으면 천하장사가 된다는 얘기를 보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한다. 이 사건은 4년 동안 해결되지 않아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가 백씨가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대한민국 수사진은 엉터리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을 옆자리에 있던 형사가 듣고 조사한 결과 범인이라고 밝혀졌다.

 

비단뱀 탈출 사건 

1965729일 창경원 수조에 들어있던 비단뱀 한마리가 탈출했다. 길이 2.7m 직경 15cm의 이 비단 구렁이는 당시 베트남 전쟁에 파병된 국군 병사들이 현지에서 붙잡아 창경원에 기증한 것으로 수조를 받치고 있던 돌을 밀어내 그 틈으로 빠져나갔다. 당시 돈 3만원의 현상금을 걸고 찾았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 비단뱀의 수명은 30년에서 최대 40년이니 운이 좋아 야생에서 여생을 다 하고 사망했거나 적응을 하지 못한 채 죽었을 확률이 높다.

 

호랑이 사건

19761110. 충청도에서 목수 일을 하다 서울구경 하러온 서씨는 창경원에서 친척들과 소주 4병을 마신 뒤 호랑이 우리 앞에 와 "이 호랑이는 사람 말을 잘 듣게 생겼다"며 철책 사이에 손을 밀어 넣어 과자를 주려 했다. 그런데 그가 일을 저지른 3시에서 3시 반 사이는 사육사가 호랑이에게 먹이를 주던 시간이었다. 먹이 기다리던 호랑이는 서씨의 팔을 덥석 물어버렸다. 사육사가 급히 기름 솜 방망이에 불을 붙여 위협하면서 10분만에 구해 냈다. 서씨는 병원으로 옮겨질 때도 술에 너무 취해 주변에서 플래시를 터뜨리는 기자들을 때리며 행패를 부리고 자신의 팔이 잘린 줄도 모르고 "그 호랑이 힘이 참 센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코끼리 사건

1981927일 서울 상공을 지나던 제트기의 폭음에 놀란 코끼리 '자이언트'가 쓰러졌다. 몸무게 6.5톤 키 3m50인 이 코끼리는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쓰러져 급성 위식체 현상을 보이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창경원 측은 긴급 상황에 묘방을 찾다 체인으로 들어올려 6시간 만에 코끼리를 살려냈다. "구출 작전이 조금만 늦었더라도 육중한 체구에 폐가 압박돼 폐 기능 마비로 숨졌을 것"이라고 당시 창경원 관계자는 밝혔다.

 

창경원 코끼리

창경원 시절 명물이자 마스코트격으로 떠올려지는 것이 바로 창경원 코끼리였는데 이 당시 창경원에 놀러왔던 중노년 세대들에게는 어린 시절 창경원에 서식하는 코끼리에게 먹이를 던져주거나 코끼리가 길다란 코로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 하거나 환호가 나올 정도로 인기가 높았었던 동물이었습니다. 김수정 화백의 만화 아기공룡 둘리에서 둘리와 싸우다가 역관광 당하는 코끼리 이야기가 이 코끼리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에피소드입니다.

 

 

창경원의 코끼리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창경궁이 훼손되고 그 모습을 잃어버렸던 가슴아픈 역사이야기 입니다. 그중에서 창경원시절에 있었던 사건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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